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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이야기

알든 9695f 페니로퍼 블랙 - 소프트 카프와 플렉시블 레더 솔로 편한 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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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감과 감성의 균형이 좋은 로퍼

그동안 다양한 로퍼를 신어왔습니다.
여러 브랜드를 시도해봤지만 결국 현재까지 남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사이즈 미스, 어색한 주름, 코디의 한계, 착화감 문제까지… 결국 “로퍼는 내 발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전부 정리했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 또 로퍼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오래 신을 수 있는 편한 로퍼 하나만 남기자’는 생각으로 알든 9695F를 선택했습니다.

 

 

소프트 카프 & 플렉시블 레더 솔

알든 9695f는 소프트 카프 레더플렉시블 레더 솔이 적용된 버전입니다.
유연한 가죽창이 적용되어 처음부터 잘 구부려집니다.

고무솔처럼 푹신한 느낌은 아니지만, 레더솔 특유의 단단하면서 오래 신어도 무리가 없는 편안함이 특징입니다.

소프트 카프 가죽은 유분이 많고 부드러웠습니다.
신다 보면 미세한 크리즈 형태의 잔 주름이 생기지만 저가형 가죽에서 흔히 보이는 번들거리는 인조 광택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에이징될 것 같은 질감이 느껴집니다.
이 부분에서 알든의 소재력은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사이즈와 힐슬립

로퍼는 사이즈가 특히 어렵습니다.
평소처럼 배리 라스트 7.5D를 선택했는데,
발볼과 발등은 잘 맞았지만 힐슬립이 있었습니다.

반 사이즈 줄이면 슬립은 줄겠지만 대신 발볼이 불편할 것 같아서 그대로 신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약간의 힐슬립을 감수하면서 길들이는 중입니다.
며칠 정도 신었더니 어퍼가 발 모양에 조금씩 맞춰지면서 뒤꿈치 미끄러짐이 조금 줄어듭니다.

 

 

길들이는 중의 느낌

현재는 집에서 주로 신으면서 길들이고 있습니다.
하루 두세 시간 정도 신으면 금세 발에 맞게 부드러워지고, 밑창의 유연함도 조금씩 자연스러워집니다.
필요하면 얇은 인솔이나 앞쪽 토박스만 살짝 채워볼 생각입니다.

 

무게감은 적당했고, 밸런스가 좋아서 오래 걸어도 피로하지 않았습니다.
플렉시블 솔의 장점이 확실히 느껴졌어요.
사이즈에 여유가 있지만 일반 가죽창보다 발의 움직임을 훨씬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알든, 코도반이 아닌 소프트 카프도 괜찮은지?

코도반의 존재감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결국 신발은 신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단단하거나 무거운 구두는 결국 관상용으로 남게 되거든요.

9695F는 그 점에서 손이 자주 가 현실적입니다.
(비싼 가격에 대안이 있기도 하지만) 소재, 착화감,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감성까지 모두 균형이 잘 맞았습니다.
캐주얼한 데님에도, 클래식한 치노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결론

아직은 길들이는 단계지만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크게 불편한 부분이 없고, 신을수록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좋습니다.
가격만 조금 더 합리적이었다면 흠잡을 데 없는 로퍼였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신어온 로퍼 중 가장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손이 갈 것 같은 신발입니다.
유행과 상관없이 오래 신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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