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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이야기

레졸루트 RESOLUTE 와 하야시 요시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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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졸루트의 룩북

레졸루트와 하야시 요시유키

안녕하세요. OKJK입니다. 오늘은 국내 데님 마니아들에게 익숙한 일본의 데님 전문 브랜드 레졸루트(RESOLUTE)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레졸루트는 하야시 요시유키에 의해 2010년, 일본 오카야마현에서 탄생했습니다. 하야시 요시유키는 청바지에 대한 강한 동경으로 독학으로 바지를 만들기 시작해 30년간 외 길을 걸어온 인물로 '청바지 장인, 데님 마스터'라 불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레졸루트를 창립할 당시는 수많은 데님 브랜드들이 즐비해 레드오션이라 일컬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데님 시장에서 하야시 요시유키는 빠른 시간에 자리 잡게 됩니다. 여기에는 1988년, 드님(Denime)이 설립될 때 디자이너로 참여해 브랜드를 이끌고 일본에서 복각 청바지 붐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 하야시 요시유키의 인기가 한몫했습니다. 드님은 스튜디오 다치산(Studio D'Artisan)과 함께 복각 청바지의 인기를 주도하였고 후에 에비수, 풀카운트, 웨어하우스와 함께 오사카 5(Osaka 5)를 이루게 됩니다. 일부 데님 마니아들은 2009년 하야시상이 드님을 나온 뒤 만든 레졸루트 710 청바지에 열광했고 그가 드님에 있던 시절 전개했던 데님을 다시 찾는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청바지 제작에 있어 엄청난 내공과 노하우가 있던 그의 또 다른 일화로 에비수(Evisu)의 설립자가 하야시에게 데님을 배우기 위해 찾아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조금 과장된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일본 데님 업계에서 인지도가 있는 인물임엔 분명합니다. 레졸루트의 룩북을 보면 따로 모델을 쓰지 않고 하야시 요시유키가 직접 레졸루트의 청바지를 입고 멋진 사진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가 입은 옷들이 레졸루트 청바지와 멋지게 매치되면서 국내에서는 '하야시짤'로 유명해지면서 레졸루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과거 Levi's Japan을 만들던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레졸루트

리바이스 501에 대한 동경으로 탄생한 레졸루트 710

레졸루트의 시작이자 가장 유명한 모델은 710입니다. 710은 브랜드 설립자 하야시 요시유키가 30년 이상 데님을 제작하면서 동경해왔던 1970년대의 리바이스 501 66 모델을 베이스로 만들어낸 청바지입니다. 그는 리바이스를 입은 미국인은 멋지지만 일본인이 입었을 때는 사뭇 다르게 보이는 부분에 대하여 고심하였습니다. 이는 미국인(서양인)과 일본인(동양인)이 서로 다른 체형을 갖고 있어 같은 옷을 입어도 다른 핏이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미국인이 입었을 때 보여주는 청바지의 핏을 재현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몇 번씩 패턴을 수정하여 일본인(동양인) 체형에 맞는 실루엣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오카야마산 좋은 셀비지 데님 원단으로 실과 부자재를 직접 골라 과거의 재봉틀로 세심하게 봉제된 14OZ의 이 청바지는 완성과 동시에 한 번 세탁, 건조한 뒤 원워시 상태로 판매됩니다. 한번 수축을 거쳤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축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경험상 다 세탁하다 보면 1인치 이상 수축이 됩니다.) 또한 710은 기존 청바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큰 장점 중 하나로 사이즈 선택에 있어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1인치 단위로 허리와 기장을 선택할 수 있어 수선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청바지 사용자가 원하는 핏을 찾는데 도움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710은 실루엣은 적당한 밑위길이에 허벅지부터 밑단까지 슬림하게 떨어지는 스트레이트핏을 보여줍니다.

 

레졸루트의 라인업

레졸루트에는 앞서 설명 했던 710과 함께 711(50년대 베이스 세미 와이드 스트레이트 핏, 가죽 패치, 13.5OZ), 712(밑위가 짧고 테이퍼드 핏, 지퍼 플라이, 14OZ), 713(710의 밑위 짧은 버전, 프런트 버튼은 4개, 14OZ), 714(2차 대전 직후 물제 통제로 인해 리벳 등 부자제의 간소화가 진행된 '대전 모델' 긴 밑위, 여유 있는 실루엣, 13.5OZ) 5가지 핏이 있습니다. 독특한 점은 워싱된 청바지 모델은 없고 모두 원 워시 제품만 출시됩니다. 이는 직접 입어서 워싱을 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워싱진이 필요하다면 레졸루트 청바지를 한 벌 사서 중청 색감이 될 때까지 입고 다시금 인디고한 색감의 청바지가 필요하면 한 벌 더 사서 즐기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중청 색감의 청바지는 연청 색감의 청바지가 되고 그때 또 인디고 청바지를 새로 사고... 평생 레졸루트 청바지만 입으라는 소리로 들리긴 하지만 자부심과 낭만이 느껴지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구형 방직기, 제봉틀로 만들어지는 청바지

데님에 대한 자부심

레졸루트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서 다시 느끼게 된 점은 하야시 요시유키의 청바지에 대한 철학과 생각을 들여다보면 그의 데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일본 제품 중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전혀 뒤지지 않는 두 가지가 안경과 데님인데, 특히 데님은 원단 본연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은 동시에 장인 정신까지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셀비지를 고집하는 이유라고 합니다. 사실 그의 말대로 일본 데님 원단은 전 세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레졸루트의 청바지는 모두 오카야마현에서 구형 방직기로 생산되는 고품질의 셀비지 데님 원단을 사용해 청바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원단의 직조, 봉제, 소잉 등 모든 공정이 오카야마 현지의 공장에서 이루어지며 이 공장들은 과거 Levi's Japan의 지정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마치며..

레졸루트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청바지 중 하나입니다. 좋은 원단과 핏을 보여주는 훌륭한 청바지이기도 하지만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뭔가를 동경하고 그것을 만들어 오고, 만든 것을 즐기는 하야시 요시유키의 영향도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룩북에서 보이는 멋진 워싱 청바지에 대한 물음에 '청바지는 청바지일 뿐 그냥 세 번쯤 입었으면 세탁기 넣고 돌려라'라는 쿨함과 데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브랜드입니다.

(사진 출처 -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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